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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의 작가와 그들을 엮은 18개 주제전. 대규모 전시를 정거장(platform)에 빗대는 것은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키워드로는 도무지 꿰뚫을 수 없는 저마다의 풍경이 있고, 각자의 목적지를 지닌 사람들이 타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장소에서 플랫폼보다 더 나은 비유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그 배후에 이들을 싣고 나르는 ‘기차’가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이곳이 그저 꾸러미에 불과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마르크스는 1850년에 “혁명은 역사의 기관차”라는 명제를 제시했고, 3년 뒤 미셸 슈발리에는 철도 건설을 “몇 세기 전의 교회 건축에 비견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잔 벅모스는 이 시기를 “철도는 지시물이었고 진보는 기호였다. 공간적 운동은 역사적 운동과 너무나 긴밀하게 연결되기에 철도와 진보는 더 이상 구분되지 않았다.”(『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1989)고 정리한다. 이처럼 19세기 이래로 기차는 진보의 은유였고, 진보는 모더니티의 이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