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아트랩 OPEN STUDIO 토크

H아트랩 OPEN STUDIO 첫 번째 이야기, ⟪ART NODE⟫ 포스터

연계 행사 4. 토크
– 제목: 변명과 비명들
– 진행: 미술 이론가 조재연
– 일시: 2021년 12월 19일 (일) 13:00-15:00
– 장소: 호반파크 2관 H아트랩 4층
– 신청: H아트랩 홈페이지

“내 비겁과 작음은 새삼스럽지 않은 일” 나를 털어놓을 때면 자주 그렇게 적었다. 변혁과 진리, 희망, 아름다움과 같은 터무니 없는 단어를 입에 올리면서도, 쓴 것을 지키지 못하는 생이 부끄럽다. 그러나 그 부끄런 까닭에, 괴리를 오므리기 위해서 살아가나요. 언젠가부터 ‘세상은 이렇다’는 식으로 문장을 시작하지 않는다. 처지와 자격은 그런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진리를 해명하기보다는 ‘변명’하는 것처럼, 내가 못다할 비판임을 알기에 비판 대신 ‘비명’을 지른다. 비천한 곳에서도 길어낼 무언가를 증명하고 싶다. 고귀함이 가치에 닿는 일은 그 자신을 재귀로 입증할 뿐이지만, 가치가 비천한 처소에서 길어지는 것이란 ‘가치’의 평등한 얼굴을 내비치는 일임을 믿으려 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치’의 사소하지만 완고한 증명이기를.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럼에도 기다릴 수 있는 것들을 맡에 챙겼습니다. 비평이라면 좋겠습니다. 늘어놓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