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나 되는 혁명이 실패하고 얼마간의 변덕을 기억하는 우리에게 자본이나 자본의 밖에 대한 말들은 언제나 드물게만 물음됐던 것 같다. 그 얼마동안 우리는 그것의 모순들을 마주할 때마다 젠체하듯 또 참신하고 세련되고자 애쓰듯 근대성이니 신자유주의니 하며 그의 이름을 애둘러 피해갔다. 하지만 그간의 우회가 일부의 정밀한 풍경을 묘사했을진 모를 일이지만 그것이 단 한번도 전체의 모습을 정확하게 그리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결국은 한사코 자본론과 자본주의란 이름으로 돌아온 그간의 기억들을 우리는 또한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될 이런 애두름과 귀환의 몇번의 번복에서도 선생은 언제나 더할나위 없이 언제나 탕아를 맞이하듯 또 홀로 싸우며 열성적으로 그 자리를 지켰다. 그래서 못나도록 자주 그 이름을 잊지만, 오랫동안 기억하지 않을 수 없는 이름이기도 했다. 아마도 그렇지만 필연적으로 그는 오래 기억될 것이고 오래 기억하고싶은 선생이었다. 그래봤자 자본론 – 그래도 자본론 그리고 김수행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