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은 어떻게 오지_강원제: 선택되지 않은 그림

강원제, <Unselected painting>, 60x310x70cm,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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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제품으로서의 작업은 한 사람의 작가’임’을 증명하기보다는 오직 그가 작가’였음’을 증명한다. 작가는 자신을 증빙해 줄 예술이 등록된 재직 증명서도, 월급명세서도 그리고 명함조차 쉽게 가지고 있지 않음으로 그는 작업 이후에 외부에서 스스로를 증명할 그 어떤 것도 동원할 수 없다. 작업 이후 작가는 그 어떤 것도 증명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내 소등의 시간을 맞는다. 작업은, 그것이 완성되자마자 작가를 자신이 초대한 한 명의 손님 내지 관객으로 만들고 말았다. 작품이 늘 작가보다 말이 많음은 바로 이런 까닭일 것이다. 그러니 한 사람의 작가’임’은 오직 생성으로서의 작업, 즉 완료되지 않은 작업으로써 증명된다. 작가의 정의가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일 때, ‘하는’이라는 현재형 시제는 이다지도 엄격한 조건을 이른다. 그래서 작가는 —그가 작가임을 유지하려는 한— 많은 시간을 작업을 완료시키려는 자기 스스로와 다투며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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