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고 하는데 괜찮다고 말하네_자크 랑시에르, 『아이스테시스』의 민중 그리고 심미화 의혹

 

庵野 秀明, <신세계 에반게리온> 26화 중에서,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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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하고 어리석게 말하자면, 민중은 변혁에 있어서 최초심最初審이 아니다. 예심 내지 최초심에서 늘 먼저 등장한 것은 지식인, 엘리트와 같은 몫 있는 자들이었다. 로베스피에르가 그랬고, 마르크스가 그랬고, 레닌과 마오가 그랬다. 최초심에서 가장 먼저 세계를 고발하고 소장을 전달하는 것은, 민중의 몫은 아니었다. 그러나 반대로, 송사가 진행되고 비로소 그것의 효력을 확정시킬 최종심을 담당하는 것은 늘 민중이었다. 민중을 적으로 돌렸을 때 프랑스혁명은 기각되었고, 새로운 인간의 창조라는 목표가 민중을 폭력과 극단으로 내몰았을 때 공산주의는 두 번째 심을 통과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변혁에 있어서 최종심급은 민중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혁명에 대한 믿음이란, 몫 있는 자들이 주창하는 그것의 이론적 완성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혁명을 생산하게 될 주체, 즉 민중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아니라고 하는데 괜찮다고 말하네_자크 랑시에르, 『아이스테시스』의 민중 그리고 심미화 의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