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트인컬처』 2025년 5월호

젊은 화가 임노식이 개인전 《선산》(4. 9~5. 4)을 열었다. 가족묘가 놓인 여주의 선산을 배경으로 신작 17점을 선보였다. 임노식의 회화는 늘 선산에서 시작된다. 태어나고 자란 마을이자 가족의 무덤이 놓인 땅. 작가는 매 주말이면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기 위해 선산을 오갔고, 작업의 씨앗이 될 장면을 모았다. 선산은 작가는 물론 작품에게도 하나의 고향이다. 그러나 노스탤지어가 출발점이 될 순 있어도 본질은 아니다. “누군가에겐 정적일지 모르겠지만, 내게 농촌은 생성적인 공간임이 틀림없다. 30여 년간 여주는 끊임없이 변했다. 산은 깎이고 사람들이 사라졌으며, 그곳을 외국인 노동자가 와 채웠다. 건물 몇 채가 오르내리는 변화가 아니라 지형과 인간이 뒤바뀌는 격변. 그게 날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