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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기울이다 결국 불에 닿은 것처럼 혹은 누가 모르게 얼음을 등 뒤에 넣은 것처럼 느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니’ 따위의 말을 들을 때면. 당신은 나에게 그렇게 의미에 관해 묻곤 했다. 그것은 얼마만큼의 화폐를 벌 수 있는지와 어느 정도의 쓸모를 가질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아주 상냥한 물음에 속한 것이었고, 좁은 내 등을 가만히 두드리는 것 같았지만, 등은 이따금 시큰함을 느꼈다. 세상엔 생각보다 화폐를 따지는 물음만큼 의미를 따지는 이들이 존재했다. 아마도 세상을 좀 더 정숙하게 살아가려는 이들이, 많은 철학자가 그리고 그것보다 더 많은 작가들이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화폐와 의미는 얼마만큼이나 다를까. 한동안 의미는 화폐를 대적하는 것처럼 굴었다. 한사코, 그것도 자발적으로 초월적인 것과 단절한 우리 근대인이 화폐로는 표현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세상의 효용으로는 따질 수 없는 것이 있다고 다시 너절한 초월적인 것들을 애끓듯 뒤적였다. 그래서 세상의 작은 여럿은 적은 화폐나 드물은 효용에도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생각했다. 의미는 화폐를 대적했던 것이 아니라 적은 화폐를 쥐여주는 것에 대한, 그러니까 화폐가 좀처럼 부재하는 자리에 대한 알리바이를 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필요한 것이지만 감히 화폐를 쥐여주기는 싫었던 세상이 알리바이처럼 건네던 것이 사실 의미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