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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수는 자연을 직조한다. 그리고 이 말에는 무수한 결과 겹이 있다. 미술은 하나로 보이는 것이 서로 다른 존재의 엮임이라는 사실을 드러내야 하고, 그것이 드러났다는 사실을 다시 감추어야 한다. 이것이 미술에서 ‘조형’이 하는 일이다. ‘조형’이라는 말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더는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는 느슨한 이해일 뿐이다. 조형은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구성 사이의 관계를 설정하는 과정이다. 탁월한 조형에는 형태가 하나의 통일된 구조로 인식되면서도, 그 안에는 개별 요소가 여전히 독립적으로 ‘살아’있다. 모든 대상이 하나의 화면으로 환원되면서도 존재의 이질성이 마멸되지 않는 이중의 동일성Identity of opposites. 문현수 회화가 지닌 힘은 여기에 있다. 작가의 직조는 모든 것을 자연의 ‘결’ 아래 엮어내지만 동시에 인간과 사물, 도시의 제 모습을 ‘겹’으로 포개낸다. 그러니 조형은 그저 미술과 동의어가 아니다. 조형은 존재의 관계를 새롭게 그린다는 점에서 세계를 창조하는 일이고, 존재의 본질을 보전한다는 점에서 세계와 화해하는 일이다. 문현수의 조형들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