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텔지어의 바다_엔젤 오테로: The Sea Remembers

◼︎ 『아트인컬처』 2023년 7월호

〈The Sea Remembers〉 캔버스에 유채, 패브릭 콜라주 213.4×152.4cm  2023

평론가 르네 웰렉(René Wellek)은 비평의 관점을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먼저 내재적 관점은 작품 내부 요소를 중점으로 콘텍스트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묘사, 서사, 기법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편 외재적 관점은 작가의 삶과 작품에 반영된 사회 구조, 감상자가 받는 영향을 고려한다. 이 셋은 각각 표현론, 반영론, 효용론으로 불린다. 관점이 더해질 때마다 작품이 지닌 의미는 입체적이게 된다. 다시 말해서 작품을 읽는 해석의 차원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가 깊이를 지녔음을 의미한다.

엔젤 오테로(Angel Otero)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젊은 화가다. 그가 하우저앤워스 홍콩에서 개인전 《The Sea Remembers》(6. 1~7. 29)를 열었다. 고향 바다의 추억을 초현실적 장면으로 변주한 신작 10점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는 작가에 대한 표피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엔젤 오테로의 그림은 네 개 차원을 관통한다. 그 깊이를 살피지 않고서야 작가의 그림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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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엄제현의 티티카카

비평웹진 퐁 홈페이지 대문.

⟨조재연×엄제현의 티티카카⟩ 연재를 알립니다. 『비평웹진 퐁』에서 진행된 본 기획은 미술전문지 『아트인컬처』의 2023년 3월호 특집 「동시대미술의 뉴 웨이브: 영 큐레이터 35, 힙 토픽」에 집계된 주제와 키워드, 작품을 유람합니다. 전문은 아래 링크 혹은 『퐁』 웹사이트(www.pong.pub)에서.

❶ 테크놀로지
❷ 정체성, 인간
❸ 친환경, 매체
❹ 현실 참여
❺ 작은 이야기

‘무용지용’의 멋!_유은순: 오프-타임

◼︎ 『아트인컬처』 2023년 7월호

유은순 기획 《오프-타임》(6. 8~7. 5 아트센터예술의시간) 전시 포스터

큐레이터 유은순의 전시는 늘 사회의 ‘정상성’과 싸워왔다. 주류와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되는 소수자의 현실이 문제의식이었다. ⟨틱-톡(온수공간 2019)전은 만성 질환자의 관점에서 ‘건강한 몸’을 기준으로 편성된 사회를 돌아봤고, ⟨사이드-워크⟩(윈드밀 2021)전은 신체, 사회적 조건에 따른 이동권 차별과 팬데믹을 계기로 정당화된 타자 혐오를 꼬집었다. 《오프-타임》(6. 8~7. 5 아트센터예술의시간)은 두 전시를 이은 3부작 기획의 마지막 순서다. 강민숙 배윤환 이민선 홍정표 SW기획 총 5인(팀)이 조각, 영상, 설치 등 10점을 선보였다. 지난 기획전이 질병에서 도시로 주제를 확장했다면, 이번 전시는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시스템을 겨냥했다. 효율성을 원리로 이윤을 낳지 않는 모든 가치, 행위를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신자유주의’가 그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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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이일을 잇다_이유진: 비평가 이일과 1970년대 AG그룹

◼︎ 『아트인컬처』 2023년 6월호

《비평가 이일과 1970년대 AG그룹》 전경 2023 스페이스21

미술평론가 이일(1932~97). 그는 한국 현대미술의 불모지에서 미술비평의 개념을 정립한 1세대 비평가로 손꼽힌다. 그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이일의 장녀 이유진이 서초구 반포동에 스페이스21을 개관하고, 개관전으로 《비평가 이일과 1970년대 AG그룹》(5. 10~6. 24)을 열었다. 1970년대 AG그룹에서 이일과 함께 활동한 김구림 박석원 서승원 심문섭 이강소 이승조 이승택 최명영 하종현 등 9인의 작품으로 이일의 비평 세계를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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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하나야_김인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김인혜 개인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5. 19~6. 1 갤러리TYA) 전시 포스터(디자인: 장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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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얼굴은 익사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흰 종이배처럼 발그스름한 물결 위를 떠돌며 나는 그것을 배웠다. 너의 낯설었던 낯은 눈부심으로 띄워졌다가 해석을 향해 흘러가고, 그 무게가 익숙함으로 젖어갈 때쯤 응시에서 모습을 감추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니까. 둥근 이마와 굴곡진 코, 눈동자의 깊이는 진부해진 이후 더는 낱낱이 읽히지 않는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해변으로 떠내려간 가면들이 뜨거운 모래 위에서 녹고 마침내 속살이 부드러운 점자로 솟아났을 때. 눈먼 나, 젖은 손가락으로 기쁨과 슬픔 그리고 노여움과 환희의 주름을 읽게 된다. 그리고 거기엔 더 이상 어떤 진부함도 남지 않는다. 외려 있다, 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의문뿐이다. 어째서 눈은 호수가 아니고 눈인지. 내민 뺨은 밀어내기보다 어떻게 수렁처럼 나를 끌어당기는지. 균형을 잃은 낙하산처럼, 때로는 표류하는 뱃머리처럼 능선과 그것을 어르는 노을 사이에서, 제자리에서 길을 잃는 나. 이제 모든 것이 생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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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색과 모양_김참새: 영향의 피로

◼︎ 『아트인컬처』 2023년 5월호

김참새 개인전 《영향의 피로》(4. 6~30 갤러리ERD 서울) 전시 포스터

김참새는 내면의 언어를 색과 형태로 번안한다. 회화와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무형의 감정을 미술이라는 그릇에 담아왔다. 그가 최근 갤러리ERD에서 개인전 《영향의 피로》(4. 6~30)를 열고 ⟨Mask⟩, ⟨Nothing⟩ 연작 등 총 22점의 회화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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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성 모래 모래_차지량: dream pop

《dream pop》(2022. 12. 1~12. 31 d/p) 아티스트 토크 ‘꿈/깸’과 ‘중얼중얼’ 전경

밤이 가장 길었던 밤. 바다를 쏟는 사막에서 지느러미가 바삭이는 붕어, 영원히 익지 않는 검은 열매를 두고 우린 별처럼 웅성거렸다. 부자가 되는 행운에 대해서 말했고, 유전을 찾느라 모래에 새긴 발자욱과 서풍에 잠긴 길을 돌이켰다. 그렇지만 우리들의 진짜 아버지는 어둠 후에 잠 말고 어떤 시간이 있는지 몰랐으므로, 혹은 손톱과 머리칼 이외에 물려줄 게 없어 오늘 말한 그런 저택의 주인은 될 수 없을 거야. 부서지기 전에도 처분할 수 있는 가구, 헤어진 연인과 동시에 내쫓을 수 있는 집기로 채워진 사물의 집은 우리의 소유가 아니다. 그래도 좋다. 우리는 허름한 가게가 문을 닫는 것만으로도 눈물짓고, 온 세상 대신 단 한 사람만을 사랑하더라도 축하해주며, 둥글게 모여 앉아 투명한 모닥불을 소리로 이룩하며 살아갈 수 있으니까. 우리가 최근에 알게 된 가장 가난한 이는 🦋였다. 그는 허구 속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탕진하는 사람이다. 그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가난했다. 모래성이 어떤 모래가 되고 다시 다른 모래로, 처음이 되는 과정을 가질 뿐인 그 이름. 아름답고 반짝이지만 그 안에서 살 수 없고, 한순간 무너지며 모래로 응결한다 해도 아무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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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낭만주의’_배윤환의 그림

◼︎ 『아트인컬처』 2023년 2월호

배윤환 〈건드릴 수 없는 토끼〉 캔버스에 아크릴릭 53×46cm 2022

배윤환은 사회 부조리를 우화 기법으로 화폭에 펼친다. 자본주의, 환경 파괴, 지역 이기주의 등 현실의 첨예한 문제를 작가의 직간접적 경험과 결합해 스토리텔링으로 풀어왔다. 자칫 무거워 보이는 주제지만 그의 그림은 진지함과는 거리를 둔다. 캔버스에는 금방이라도 동화책에서 튀어나올 듯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동물이 등장하고, 그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토끼와 코알라, 북극곰, 늑대 등 의인화된 캐릭터는 주제를 유쾌하고 쉽게 전달하는 매개체다. 그리고 이러한 화법 저변에는 배윤환만의 풍자와 해학이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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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발생》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

《대발생》(1. 13~27 은평문화예술회관) 전시 포스터(디자인: 황금향)

전시 《대발생》에 참여한 곽인탄, 안민환, 오제성 작가의 작업 세계를 공유하고, 미술전문가가 모여 조각에 대한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2023년 1월 14일(토) 저녁 6시-8시
은평문화예술회관 1층 소회의실
곽인탄(작가), 권시우(평론가), 박서영(독립기획자), 박주원(모더레이터, 《대발생》전시 기획자), 서지은(코리아나미술관 책임 큐레이터), 안민환(작가), 오웅진(을지로오브 운영자), 오제성(작가), 장준호(조각가), 전세운(미술세계 기자), 조재연(아트인컬처 기자)

18:00-18:30
참여자 소개 및 각 작가의 작업 소개
18:30-20:00
동시대 조각가의 역할, 발화된 조각을 보며 느끼는 점, 새로운 조각성, 작업에 대한 자유 질문

차지량 개인전 《dream pop》 아티스트 토크 ‘꿈/깸’과 ‘중얼중얼’

차지량 개인전 《dream pop》(2022. 12. 1~31) 아티스트 토크 썸네일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 차지량 개인전 《dream pop》의 대화 자리를 마련합니다. ‘모임 별’의 조태상님, 이번 전시의 출품작 <Surfing>의 협연자로 함께한 조재연, 권태현님과 함께 ‘꿈/깸’과 ‘중얼중얼’에 관해 이야기 나눕니다.

‘꿈/깸’과 ‘중얼중얼’
대화: 권태현(독립 큐레이터), 조재연(미술기자), 조태상(모임 별), 이민지(d/p큐레이터), 차지량(작가)
12월 22일 (목) 오후 7시 d/p 전시장

《dream pop》(2022. 12. 1~31)
컨셉, 연출: 차지량
코디네이터: 이민지
협업: 권태현, 금지원, 김수환, 연예지, 오세라, 조은영, 조재연, 황선정, Fairy, HNV, Needle&Gem, Ijo, Ivetta Sunyoung Kang
환경 설정: 드림팝(시각), 정진화(청각), 엄아롱, 최황(인테리어)
주최: d/p
주관: 새서울기획, 소환사
후원: 서울문화재단, 우리들의 낙원상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메세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