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오앤오_최수인 아티스트 토크

아트 오앤오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
최수인 작가 & 조재연 아트인컬처 기자

최수인 작가는 사람 사이의 감정과 관계를 자연을 차용한 추상적 이미지에 은유하고, 이를 또 다시 새로운 장소에 재구성하여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조재연 기자는 미술 현장의 풍부한 취재 경험에서 나온 통찰력을 통해 최수인 작가의 작품 세계를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심도있게 풀어냅니다.

4월 21일 (일) 15:30 – 17:00 세텍
RSVP 아티스트 토크 신청 : 링크

 

최진욱: 은유의 리얼리즘

아트사이드갤러리, 화가 최진욱 개인전

최진욱 〈430.렌트 7〉 캔버스에 아크릴릭 193.9×510cm 2023

최진욱은 개인의 경험을 기록한 풍경으로 동시대 사회를 담는다. 감각적인 색감과 은유적인 이미지로 익숙한 일상을 재구성하고, 이를 통해 현실에 밀착한 문제의식을 회화적 정치성으로 풀어왔다. 그의 개인전 <창신동의 달>(3. 14~4. 13)이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창신동, 인왕산, 동해, 작업실 등의 정경을 담은 그림 19점을 선보였다. 개별적인 건물, 장소, 오브제를 하나의 장면으로 연결해 미시사와 거시사의 연속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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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하: 청춘의 페르소나, 떨림의 순간

이목하 〈자아 기능 오류 04〉 면에 유채 162.4×130.7

이목하는 희열과 좌절이 뒤엉킨 동시대 청춘의 초상을 그린다. 소셜 미디어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름도 상황도 모르는 사진에 담긴 서사와 감정을 포착해 화폭에 펼친다. 카메라를 당당하게 응시하거나 활짝 웃는 익명의 인물들. 행동만 보면 이들은 그저 행복해 보인다. 그러나 작가의 회화는 화면 너머에 도사린 젊음의 불안을 동시에 머금는다. 청년 세대에게 인스타그램은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일상이 곧 인스타그램인 것은 아니다. SNS에 포스팅된 행복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연출의 결과다. 이목하가 파고드는 것은 이러한 연출이 차마 감추지 못했던 내면의 틈이다. 디스플레이의 선명한 RGB는 겹겹이 쌓이는 유채를 통해 빛이 바래고, 조리개가 담지 못한 그늘 속 어둠은 붓 자국만이 횡행한 추상으로 남는다. 혼탁한 색감은 화면의 과장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인물의 솔직한 정서를 자아내는 장치다. 침침한 조명 아래, 살결과 주름은 밝은 빛에 있을 때보다 또렷해진다. 편집이 감추고자 했던 신체의 ‘흠집’은 평평한 프레임 밖 인물의 이면을 짚어낸다. 희열의 얼굴 그 사이사이 군티에 청춘의 비애가 드러난다. 한편 선분과 색 면으로 추상화된 어둠은 개인을 소외시키는 사회를 은유한다. 화면에서 그늘은 피사체를 삼키듯 다가온다. 궤적이 온전히 살아있는 브러시 스트로크는 인물의 들숨과 날숨의 흔적의 비유다. 호흡을 따라 청춘은 사회의 부조리를 들이쉬며 받아들이거나 내뱉으며 맞선다. 행복과 불안, 수용과 저항, 그 어느 곳에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통해 이목하는 젊음의 의미를 탐구한다. 여기에 작가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이중성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청춘은 모순적이다. 그래서 아름답다.

◼︎ 『아트인컬처』 2024년 4월호

화랑미술제, 아트부산, 아트오앤오: ‘차별화’를 새 돌파구로

4월 화랑미술제, 부산국제화랑미술제, 아트오앤오 개막 프리뷰

화랑미술제(2023) 전경

오는 4월, 2024년 국내 미술시장의 향방을 판가름할 세 아트페어가 열린다. 화랑미술제(4. 3~7 코엑스),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4. 11~14 벡스코, 이하 BAMA), 아트오앤오(4. 19~21 세택)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역시 불황이 이어지리라는 전망 아래 각 아트페어는 아이덴티티 강화로 돌파구를 찾는다. 도약의 계절. 화랑미술제, BAMA, 아트오앤오는 과연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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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쳉: ‘반려 인공지능’이 온다

글래드스톤갤러리 서울, 미국 미디어아티스트 이안 쳉 개인전

이안 쳉 〈Thousand Lives〉 라이브 시뮬레이션 가변크기 2023 글래드스톤갤러리 서울

이안 쳉(Ian Cheng)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가상 세계를 창조한다. ‘라이브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관객의 움직임에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AI가 내러티브를 직접 연출하는 미디어아트를 선보여 왔다. 그가 개인전 <Thousand Lives>(2. 23~4. 13 글래드스톤갤러리 서울)를 열었다. 사람의 사고방식을 학습, 재현하는 AI 거북이 ‘사우전드’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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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로서의 정거장_2023 대구권 미술대 연합전 PLATFORM

2023 대구권 미술대학 연합전 《PLATFORM》(기획: 박천)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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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의 작가와 그들을 엮은 18개 주제전. 대규모 전시를 정거장(platform)에 빗대는 것은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키워드로는 도무지 꿰뚫을 수 없는 저마다의 풍경이 있고, 각자의 목적지를 지닌 사람들이 타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장소에서 플랫폼보다 더 나은 비유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그 배후에 이들을 싣고 나르는 ‘기차’가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이곳이 그저 꾸러미에 불과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마르크스는 1850년에 “혁명은 역사의 기관차”라는 명제를 제시했고, 3년 뒤 미셸 슈발리에는 철도 건설을 “몇 세기 전의 교회 건축에 비견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잔 벅모스는 이 시기를 “철도는 지시물이었고 진보는 기호였다. 공간적 운동은 역사적 운동과 너무나 긴밀하게 연결되기에 철도와 진보는 더 이상 구분되지 않았다.”(『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1989)고 정리한다. 이처럼 19세기 이래로 기차는 진보의 은유였고, 진보는 모더니티의 이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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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원더랜드_박서영: 바흐티노프 마스크

박서영 기획전 《바흐티노프 마스크》(11. 7~26 부연, 옹노) 전시 포스터(디자인: 정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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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골목길의 조각난 보도블록처럼 매일 발견되는 사물의 시체, 터진 내장 위 그려진 어김없는 발자국. 우리는 인류의 진면목을 본다. 이 인류는 사물을 두려워한다. 인류를 대신해 죄를 저지르는 것에 대하여, 또 대신 병을 앓는 것에 대하여, 그리고 마침내 대신 죽음을 맞는 것에 대하여…. 인류는 영원히 값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고 ‘자연스럽게’ 부인하려 하지만, 사물의 논리에서 고지서는 어떻게서든 도착한다는 걸 그들은 ‘애써’ 알고 있다. 인류가 모르는 것이 있다면 사물이 인간을 ‘대신’해서가 아니라, 인간을 ‘대체’하고자 창궐해 왔다는 것이다. 외부에 대한 무상無常과 내적 자유, 올림피아의 신이 누렸던 것과 같은 이상理想의 개념이 요구하는 것은, 이 순간 인류보다 사물에게 가장 충실하다. 인간이 절반으로 준다면 얼마나 많은 숲이 살아남을까. 인류의 멸종을 막아야 할 간절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으나, 그 답은 세계가 지르는 비명에 저 값의 유예만큼 가려질 것이다. 《바흐티노프 마스크》. 전시는 그렇게 그쪽으로 걷는 것 외에는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기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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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상근: 베를린 표류기

오에이오에이갤러리, 호상근 5년 만의 개인전

호상근 〈길 위에 누워있는 카트〉 종이에 연필, 색연필 59.4×42cm 2023

일상의 소소한 풍경을 채집하는 화가 호상근.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호상근재현소’를 통해 모집한 타인의 이야기 등 보통의 삶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순간을 생생하게 재현해 왔다. 그가 개인전 《호상근 표류기 2023: 새, 카트, 기후》(11. 10~12. 23 오에이오에이갤러리)를 열고 회화 29점을 공개했다. 베를린에 거주하는 작가가 이방인의 눈으로 거리에 숨은 이질적 존재를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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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이 환해지는 순간_류주영: Dear Summer,

류주영 개인전 《Dear Summer》(10. 27~11. 18 아트사이드갤러리)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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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달이 수풀에 던지는 열네 번 무감한 입맞춤. 그리고 문득 가장 구체적인 어둠이 온다. 술과 피 섞인 그늘에 잠겨있던 초록 사포는 서로를 찌르면서 자라났다. 죽은 핏줄의 흰 목을 마지막으로 만질 때처럼 서걱거리는 결과 질감은 시간에 비추어 봤을 때 수상한 기색이 없다. 모든 이들이 귀 기울일 필요가 없었으므로 닫힌 대지처럼 굳게 입을 다물어야 할 때. 하지만 허기에도 낮이 처방해 준 수면제를 한 번도 먹지 않은 입술은 이내 피어나는 것을 피하지 못한다. 그러니 희망은 외로운 것이고 절망이 정직하다고 믿는 나는, 어둠을 절망의 권리로 허락하지 않는 작가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야 했다. “가장 우울하고 암울한 시간 속에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그때 알게 된 사실은 세상이 참으로 상냥하다는 것이다. 세상은 ‘삶은 때로는 힘들고 슬프고 우울하다는 것’을 상냥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저 세상이 상냥하다고 했더라면 절망의 권리로 항변했을 텐데, 절망을 건네는 온유함 그래서 그것으로 희망을 길어 올리는 것이라면 도무지 저버릴 길이 없다. 희망에 관한 표현이 언제 틀린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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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레드 어워드 총평

2023 레드 어워드(11. 13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 포스터

세상에서 가장 붉은 시상식 레드 어워드. 우리는 세계를 상상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다시’ 바꿔 놓은 예술, 세계의 부정을 넘어 자본과 맞서고자 하는 예술, 그리고 무엇보다 현장과 함께 투쟁하는 예술을 매년 기다려 왔다. 그렇기에 레드 어워드 수상작의 면면은 당대의 불투명한 전선을 인식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다시 말해 수상작을 보면 우리가 무엇과 싸워왔는지, 무엇을 위해 어깨를 걸어야 하는지가 보였다. 작년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파업이 쏘아 올린 비정규직, 하청 노동이 최대 의제로 번졌고, 2021년엔 여성, 노동자, 이주민의 등 사회적 타자의 투쟁을 역사화하는 작업을 통해 기억, 진실과 다퉈야만 했던 포스트트루스 시대가 쟁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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