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날의 바다로_조민화: 우리가, 바다

◼︎ 『아트인컬처』 2024년 4월호

윤동천 〈노란 방〉 철판 구조물에 칠, 모터, 말방울 1,369×688-x560cm 2017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열사흘 뒤, 단원고등학교를 마주한 경기도미술관에는 합동 분향소가 설치됐다. 이후 4년 동안 91만 명이 넘는 시민이 이곳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과 아픔을 나눴다. 경기도미술관에선 2주기와 3주기, 7주기에 맞춰 추념전이 열렸고, 미술관은 애도의 공간을 넘어 예술과 사회의 연대 장으로서 공동체의 의미를 질문했다. 그리고 지난달 10주기를 맞아 네 번째 추념전 《우리가, 바다》(4. 12~7. 14)가 열렸다.

다시, 그날의 바다로_조민화: 우리가, 바다 더보기

은유의 리얼리즘_최진욱: 창신동의 달

◼︎ 『아트인컬처』 2024년 4월호

최진욱 〈430.렌트 7〉 캔버스에 아크릴릭 193.9×510cm 2023

최진욱은 개인의 경험을 기록한 풍경으로 동시대 사회를 담는다. 감각적인 색감과 은유적인 이미지로 익숙한 일상을 재구성하고, 이를 통해 현실에 밀착한 문제의식을 회화적 정치성으로 풀어왔다. 그의 개인전 《창신동의 달》(3. 14~4. 13)이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창신동, 인왕산, 동해, 작업실 등의 정경을 담은 그림 19점을 선보였다. 개별적인 건물, 장소, 오브제를 하나의 장면으로 연결해 미시사와 거시사의 연속성을 드러냈다.

은유의 리얼리즘_최진욱: 창신동의 달 더보기

청춘의 페르소나, 떨림의 순간_이목하의 그림

◼︎ 『아트인컬처』 2024년 4월호

이목하 〈자아 기능 오류 04〉 면에 유채 162.4×130.7

이목하는 희열과 좌절이 뒤엉킨 동시대 청춘의 초상을 그린다. 소셜 미디어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름도 상황도 모르는 사진에 담긴 서사와 감정을 포착해 화폭에 펼친다. 카메라를 당당하게 응시하거나 활짝 웃는 익명의 인물들. 행동만 보면 이들은 그저 행복해 보인다. 그러나 작가의 회화는 화면 너머에 도사린 젊음의 불안을 동시에 머금는다. 청년 세대에게 인스타그램은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일상이 곧 인스타그램인 것은 아니다. SNS에 포스팅된 행복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연출의 결과다. 이목하가 파고드는 것은 이러한 연출이 차마 감추지 못했던 내면의 틈이다. 디스플레이의 선명한 RGB는 겹겹이 쌓이는 유채를 통해 빛이 바래고, 조리개가 담지 못한 그늘 속 어둠은 붓 자국만이 횡행한 추상으로 남는다. 혼탁한 색감은 화면의 과장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인물의 솔직한 정서를 자아내는 장치다. 침침한 조명 아래, 살결과 주름은 밝은 빛에 있을 때보다 또렷해진다. 편집이 감추고자 했던 신체의 ‘흠집’은 평평한 프레임 밖 인물의 이면을 짚어낸다. 희열의 얼굴 그 사이사이 군티에 청춘의 비애가 드러난다. 한편 선분과 색 면으로 추상화된 어둠은 개인을 소외시키는 사회를 은유한다. 화면에서 그늘은 피사체를 삼키듯 다가온다. 궤적이 온전히 살아있는 브러시 스트로크는 인물의 들숨과 날숨의 흔적의 비유다. 호흡을 따라 청춘은 사회의 부조리를 들이쉬며 받아들이거나 내뱉으며 맞선다. 행복과 불안, 수용과 저항, 그 어느 곳에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통해 이목하는 젊음의 의미를 탐구한다. 여기에 작가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이중성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청춘은 모순적이다. 그래서 아름답다.

‘반려 인공지능’이 온다_이안 쳉: Thousand Lives

◼︎ 『아트인컬처』 2023년 10월호

이안 쳉 〈Thousand Lives〉 라이브 시뮬레이션 가변크기 2023 글래드스톤갤러리 서울

이안 쳉(Ian Cheng)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가상 세계를 창조한다. ‘라이브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관객의 움직임에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AI가 내러티브를 직접 연출하는 미디어아트를 선보여 왔다. 그가 개인전 <Thousand Lives>(2. 23~4. 13 글래드스톤갤러리 서울)를 열었다. 사람의 사고방식을 학습, 재현하는 AI 거북이 ‘사우전드’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묻는다.

‘반려 인공지능’이 온다_이안 쳉: Thousand Lives 더보기

베를린 표류기_호상근: 호상근 표류기 2023

◼︎ 『아트인컬처』 2023년 10월호

호상근 〈길 위에 누워있는 카트〉 종이에 연필, 색연필 59.4×42cm 2023

일상의 소소한 풍경을 채집하는 화가 호상근.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호상근재현소’를 통해 모집한 타인의 이야기 등 보통의 삶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순간을 생생하게 재현해 왔다. 그가 개인전 《호상근 표류기 2023: 새, 카트, 기후》(11. 10~12. 23 오에이오에이갤러리)를 열고 회화 29점을 공개했다. 베를린에 거주하는 작가가 이방인의 눈으로 거리에 숨은 이질적 존재를 포착했다.

베를린 표류기_호상근: 호상근 표류기 2023 더보기

사랑, 희비의 파랑_최수인: He Gives Me Butterflies

◼︎ 『아트인컬처』 2023년 10월호

〈Three clouds〉 캔버스에 유채 60.6×60.6cm 2023

최수인은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을 자연에 녹여 풍경화를 그린다. 그가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개인전 《He Gives Me Butterflies. 사랑》(9. 1~10. 7)을 열었다. 사랑을 나누는 관계가 빚는 진실과 거짓을 주제로 신작 25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작업 초기부터 관계에서 드러난 것과 감춰진 것의 긴장을 형상화해 왔다. 이번 전시가 기존과 다른 점이 있다면 관계를 ‘사랑’으로 구체화했다는 것. 이전까지 특정한 상황을 명시하지 않고 주체와 타자의 보편적인 불화를 간접적으로 비췄다면, 신작에서는 포옹, 입맞춤과 같은 애정 행위로 사랑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사랑, 희비의 파랑_최수인: He Gives Me Butterflies 더보기

노스텔지어의 바다_엔젤 오테로: The Sea Remembers

◼︎ 『아트인컬처』 2023년 7월호

〈The Sea Remembers〉 캔버스에 유채, 패브릭 콜라주 213.4×152.4cm  2023

평론가 르네 웰렉(René Wellek)은 비평의 관점을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먼저 내재적 관점은 작품 내부 요소를 중점으로 콘텍스트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묘사, 서사, 기법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편 외재적 관점은 작가의 삶과 작품에 반영된 사회 구조, 감상자가 받는 영향을 고려한다. 이 셋은 각각 표현론, 반영론, 효용론으로 불린다. 관점이 더해질 때마다 작품이 지닌 의미는 입체적이게 된다. 다시 말해서 작품을 읽는 해석의 차원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가 깊이를 지녔음을 의미한다.

엔젤 오테로(Angel Otero)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젊은 화가다. 그가 하우저앤워스 홍콩에서 개인전 《The Sea Remembers》(6. 1~7. 29)를 열었다. 고향 바다의 추억을 초현실적 장면으로 변주한 신작 10점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는 작가에 대한 표피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엔젤 오테로의 그림은 네 개 차원을 관통한다. 그 깊이를 살피지 않고서야 작가의 그림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노스텔지어의 바다_엔젤 오테로: The Sea Remembers 더보기

‘무용지용’의 멋!_유은순: 오프-타임

◼︎ 『아트인컬처』 2023년 7월호

유은순 기획 《오프-타임》(6. 8~7. 5 아트센터예술의시간) 전시 포스터

큐레이터 유은순의 전시는 늘 사회의 ‘정상성’과 싸워왔다. 주류와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되는 소수자의 현실이 문제의식이었다. ⟨틱-톡(온수공간 2019)전은 만성 질환자의 관점에서 ‘건강한 몸’을 기준으로 편성된 사회를 돌아봤고, ⟨사이드-워크⟩(윈드밀 2021)전은 신체, 사회적 조건에 따른 이동권 차별과 팬데믹을 계기로 정당화된 타자 혐오를 꼬집었다. 《오프-타임》(6. 8~7. 5 아트센터예술의시간)은 두 전시를 이은 3부작 기획의 마지막 순서다. 강민숙 배윤환 이민선 홍정표 SW기획 총 5인(팀)이 조각, 영상, 설치 등 10점을 선보였다. 지난 기획전이 질병에서 도시로 주제를 확장했다면, 이번 전시는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시스템을 겨냥했다. 효율성을 원리로 이윤을 낳지 않는 모든 가치, 행위를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신자유주의’가 그 주제다.

‘무용지용’의 멋!_유은순: 오프-타임 더보기

평론가 이일을 잇다_이유진: 비평가 이일과 1970년대 AG그룹

◼︎ 『아트인컬처』 2023년 6월호

《비평가 이일과 1970년대 AG그룹》 전경 2023 스페이스21

미술평론가 이일(1932~97). 그는 한국 현대미술의 불모지에서 미술비평의 개념을 정립한 1세대 비평가로 손꼽힌다. 그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이일의 장녀 이유진이 서초구 반포동에 스페이스21을 개관하고, 개관전으로 《비평가 이일과 1970년대 AG그룹》(5. 10~6. 24)을 열었다. 1970년대 AG그룹에서 이일과 함께 활동한 김구림 박석원 서승원 심문섭 이강소 이승조 이승택 최명영 하종현 등 9인의 작품으로 이일의 비평 세계를 재조명한다.

평론가 이일을 잇다_이유진: 비평가 이일과 1970년대 AG그룹 더보기

마음의 색과 모양_김참새: 영향의 피로

◼︎ 『아트인컬처』 2023년 5월호

김참새 개인전 《영향의 피로》(4. 6~30 갤러리ERD 서울) 전시 포스터

김참새는 내면의 언어를 색과 형태로 번안한다. 회화와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무형의 감정을 미술이라는 그릇에 담아왔다. 그가 최근 갤러리ERD에서 개인전 《영향의 피로》(4. 6~30)를 열고 ⟨Mask⟩, ⟨Nothing⟩ 연작 등 총 22점의 회화를 선보였다.

마음의 색과 모양_김참새: 영향의 피로 더보기